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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국

굿모닝

그리 넉넉치 못했던 어린 시절...어머님이 끓여주는 소고기국은 정말 최고였는데...
그때는 특별한 날이나 소고기국을 먹을 수 있었다...
지금은 아무리 좋은 고기를 먹어도 맛있는지 모르겠다..
.벌써 시간이 거의 30년이 지난건가?
대학입시 예비고사를 마치고 담담히 수험장을 걸어 나오고 있었다.
교문 밖에는 수많은 학부모, 가족, 각 학교의 후배들이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수험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난 기대도 하지 않았고 이런 곳에 부모님이 오시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어서 빨리 버스를 타고 지취 집에 가서 읽던 소설책이나 마저 읽고 잠이나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어둡고 추운 그곳에서 떠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빠르게 걷는 통에 시장통 같이 복잡한 통에 누가 누군지도 알아보기 힘든 곳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 그 곳에는 어머니가 볼이 빨개진 채 서 계셨다.
예상치 못한 일이어서 어떻게 된 것인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고 그저 아버지 차에 탄 채로 집에 향하던 것만 기억난다. 어머니의 햅쌀로 지은 밥에 따끈한 고기국을 먹게 되었다.
어머니는 시험보느라 고생한 자식을 데려다 따뜻한 밥을 먹이려고 시험이 끝나기 3시간
전부터 잠겨진 교문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었다.

어머니.

어제 어머니가 오셨다. 오시는 길에 아들과 손주 그리고 며느리를 위해 이것저것 먹을 것을 해오느라 짐이 양손을 써도 못들 정도로 짊어지고 오셨다. 칠순이 넘어 이제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 그 나이에 자식에게 또다시 소고기국을 먹이겠다고 국물까지 우려내어 들고 오셨다.
저녁에 밥을 먹는데 눈물이 났다.

흘러간 30년의 세월에 부모님은 내 인생에서서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그 삼십년세월에 나의 어머니는 어디로 가고 할머니가 앞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결혼식에 잠깐 같이 보이고 명절에 잠시 들르고 휴가 한 번 같이 가보지 못하고 집안 경조사에서나 하루 이틀 같이 있었던 시간 외엔 내 기억에 어머니가 보이질 않더라.
학생 때는 타지에 있어서 수련 때는 바빠서 결혼 후엔 분가해서 개원해서는 시간이 없어서
같이 할 수 없었더라. 내 인생이 이렇게 후회 스러웠던 적이 없더라.

다음 주말엔 아내에게 아이 데리고 고향집에 한 번 더 가자고 얘기했다. 손자 보고 싶지만 자식 번거로울까 며느리 불편할까 잘 오시지 않는 부모님이라는 것 알기에 그냥 좋은 공기 마시러 간다 말하고 가기로 했다.

2012-11-11 18:4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