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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의원들이 토요일 휴진하나?

굿모닝

지금 서산의 여러 의원들이 토요일 휴진을 해서 많은 분들이 불편하
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울이라면 그냥 바로 옆 동네 진료하는 의원에 가면 되는데

서산 같은 곳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구요

그래서 엄마들이 왜 이럴까 궁금해 하실 거 같아서 글을 올립니다

일단 현재 이 사태는 갑작스러운 게 아니고 예고된 것 이었습니다

정부에서 계속 제대로 된 협상이 안 되게 하니 의협에선 계속 경고를 했었구요

이번 휴진 사태도 분명히 예고를 했는데도 나라에서 철저히 언론 통제를 하며 말을

안 들어주니 어쩔 수 없이 이럴 수밖에 없는 거죠

즉, 안타깝게도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으면 정부에서 의사 말을 안 들어준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대체 보건복지부 (정부) 측과 의협의 협상이 뭣 때문에 안 된 걸까요?

의사들은 여러분들이 병원에 와서 내시는 진료비 말고도 의료보험에서 나오는 돈을 받습니다

이 돈(이걸 ＇수가＇라고 합니다)을 회의해서 결정하는 건정심입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

회) 그런데 이 돈이 10년 동안 890 원 올랐습니다

10년 동안 천원도 안 올려주고 있다는 거죠

의사들이 아무리 힘들다고 아우성쳐도 안 통합니다

왜냐하면 이 건정심의 구조가 정부 관료, 시민단체 등등 의사 아닌 사람이 20명이 넘구요

의사는 단 2명입니다 이러니 제대로 협상을 할 수가 없죠...

무조건 의사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게 되는 구조인 것입니다

나라에서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하면 그만큼 뭔가 보장을 해줘야 하는데

의사들 모두 몇억씩 빚내서 개원하고 있죠

거기다 병원 건물 주인에게 월세 내야 되고 직원들 월급도 줘야 되고....

지난 주에만 의사 2명이 경영난으로 자살을 했습니다 -

하지만 이런 것도 절대 뉴스엔 안나오죠

올해 수가 협상을 하는데 정부 측에서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성분명처방 을 받아들이면 수가를 올려주겠다는 조건입니다

의사들은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협상을 거부했습니다

성분명 처방은 말 그대로 의사가 성분명만 처방하면 약사들이 약을 골라서 주는 것입니다

이걸 나라에서 하는 이유는 비싼 약들이 처방되면서 생기는 재정 악화를 막겠다는 건데요

비싼 약들은 그 약을 개발한 개발비 등등이 포함되서 비싸구요

싼 약들은 그 비싼 약을 그대로 베끼기만 해서 쌉니다

문제는 정말 ＇그대로＇ 베끼기만 하면 좋겠지만...현실이 그렇지 않은 거죠

의사들 사이에서는 어느 회사의 모 약은 써봤자 별 효과가 없는 거 같다..

.이런 말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만큼 비싼 약들은 비싼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

명품으로 따지면 진품 대 짝퉁 정도 되겠습니다

그런데 나라에서 재정 악화 막겠다고 성분명 처방하자 하면서...

약사들에게 싼 약을 주면서 남는 차익 (비싼 약 - 싼 약) 의 일정 부분을 인센티브로 주겠다

고까지 하네요

즉 약사들은 같은 성분 안에서 싼 약을 집어주면 인센티브까지 받게 됩니다

자....성분명 처방 시행되면 환자들은 비싼 약을 먹게될까요? 싼 약을 먹게 될까요?

그냥 싸기만 하면 다행인데 효과는???

부작용 약사가 책임지나요???

약사는 의료인이 아니에요....일반 도소매업자 들입니다....약사들이 약 주는데 뒷수습은 의사들이 해야 하는 거죠

게다가 애 엄마들이니 아시겠지만 같은 성분의 기침약, 콧물약이라도

애들 약은 맛도 다 다릅니다

성분명처방....시행되야 할까요???

인터넷에서는 보건복지부 공무원이나 약사로 추정되는 분들이 이런 글들도 올리시더라구요

우리 나라 약값 비싼 게 의사들이 제약회사 로비 받아서 그렇다구요

근데요....의사들은 리베이트 쌍벌제라는 법이 있어서 로비 받다 걸리면 면허 정지 받아요

얼마 전에는 7년전 리베이트 받은 게 걸려서 면허 정지된 의사도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로비 받을 간 큰 의사도 별로 없죠....걸리면 면허 정지 당하는데......

성분명 처방 되면?? 그 로비는 약사들이 받게 되는 건데

약사들에게는 그런 법적 제한이 없구요 -

과연 로비가 줄어 들까요 늘어날까요?

의사들이 파업한다고 하니 또 이런 말씀들 많이 하십니다

그래서 진료비 얼마나 올려달라는 거냐 그러면 건강보험료 또 올라가야 되는데 서민들은 어떡하냐

근데 건강보험료 안 올려도 됩니다....

잘못된 제도만 개선해도 같은 건강보험료에서 의사들 수가도 올려줄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엉뚱한 곳으로 의료보험 재정이 새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애들 데리고 병원 갔다 생각해 보세요

병원에서 2천원, 3천원 정도 내구요

약국에도 돈 내죠....근데 약국에 내는 돈이 더 많을 때가 많으실 거에요

약이 여러 가지거나 항생제가 들어가면 그렇게 되죠

여러분이 내는 돈 말고 보험 재정에서도 의사, 약사에게 돈을 줍니다

의사에게 만원 정도 주는데 이상하게 약사에게도 그 정도, 혹은 그 이상의 돈을 줍니다

이상하죠?

의사들은 그래도 청진기도 대고 목도 보고 하는데

약사들 하는 게 ＇하루 3번 약 주세요＇ 이거밖에 없지 않나요?

약사들은 심지어 혈압약 한달치 그냥 한 상자 그대로 줘도 조제료 만원,

이만원 다 받고 있습니다

이게 옳은가요?

약국에 이런 식으로 지급되는 조제료가 연간 조 단위입니다...억 단위도 아니구요

또 하나, 건강보험공단의 방만한 운영입니다....

나라에서 임현식, 조재현 등 유명연예인 쓰면서 국민건강보험 광고하는 거 다

보험재정에서 나갑니다

공단 공무원 본인들 편하려고 수백억씩 들여서 공단 건물 새로 짓고 있구요

민원인들, 즉 서민들이 보험공단에 찾아갈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리고선 한해 공단 흑자나면 흑자났다고 자기들끼리 성과금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공단 흑자? 이것 자체가 보험료 걷은 돈에서 의사들 쥐어짜서 만들어낸 흑자입니다

이걸로 자기들 성과금 받고 건물 새로 올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 의사들이 요구하는 건 건정심 구조 개선과 포괄수가제 개선, 성분명처방 철회,

전공의 근무조건 개선 등입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러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은

＇단순한 밥그릇 싸움＇ 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의사들도 정말 열심히 진료하고 거기에서 보람 느끼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현 제도하에서는 점점 그것이 불가능해져 가고 있으며

오히려 국민들의 무관심 아래 (의사야 원래 돈 잘 벌잖아, 의사들이 다 그렇지 뭐 이런식의...)

정부에서는 더 의사들을 쥐어짜고 있습니다

지금 바뀌지 않으면 10년 후 우리나라 의료현실은 지금보다 훨씬 암울해질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지금 여러 원장님들이 휴진으로

의사 표시를 하고 계신 겁니다

밥그릇 싸움이요?

저도 거기 병원 다녀봐서 알지만 소아과, 이비인후과 이런 병원들

평일보다 환자도 훨씬 더 많이 오기 때문에 병원 경영상 토요일 하루 수익 무시못할 겁니다

그거 포기하면서 그냥 본인들이 참여하신 겁니다....저런 대의를 위해서요

여러분들 불편하시겠지만 안타깝게도 토요일 9시 전국 뉴스에는 거론도 되지 않더군요

정부에서 이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럴 것입니다.....언론통제하는 거죠

여러분들이 이런 사실들을 잘 아시고 국민신문고 이런 곳에 인터넷으로 민원이라도 넣으시고

의사들이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오전 내내 일하는 중간중간 틈나는 대로 올렸습니다

사실 다 말씀드리려면 끝도 없습니다

토요일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왔던 응급실 당직법의 폐해, 포괄수가제,

의사들에게만 적용되는 악법들.....

두서없지만....

많이들 읽어주시고 어디 다른데 가져가셔도 되구요

뭔가 궁금하시거나 이상한 점,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담없이 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11-28 23:48:28